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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설명 · Product Details
-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아들이 불치병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 아버지가 평소 중국 경극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을 대신하여, 미얀마 국경 근처에 있는 중국 운남성(雲南省) 려강시(麗江市)를 방문하면서 겪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감독 : 장예모
출연 : 타카쿠라 켄, 양젠보, 테라지마 시노부, 나카이 키이치
제품사양
더빙 : 중국어
자막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오디오 : DD 5.1
화면비율 : 1.85:1 와이드스크린
지역코드 : 3. NTSC
상영시간 : 109분
관람등급 : 전체관람가
제작년도 : 2005
줄거리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동행 | 항상 맘 가까이 있었지만 하지 못한 말이 남았습니다... 아들아, 사랑한다
다카타는 오랜 세월 동안 소원한 관계로 지내던 아들 켄이치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쿄로 향하지만 켄이치는 아버지를 만나지 않겠다며 문병을 거부한다. 부자가 화해하기를 누구보다 바라던 며느리 리에는 경극 전문가인 켄이치가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대신 건네며 위로한다. 돌아와서 비디오를 보게 된 다카타는 켄이치가 중국의 경극을 촬영하고 있었고, 당시 촬영하지 못했던 ‘천리주단기’라는 경극을 올해 다시 중국에서 촬영하기로 경극 배우 리쟈밍과 약속했음을 알게 된다, 때마침 켄이치가 간암 말기라는 비보를 전해들은 다카타는 병원에 누워 달력의 날짜만을 세고 있을 안타까운 아들 켄이치 대신 비디오 속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중국 운난성으로 향한다.
켄이치의 안내원이었던 링고와 자스민의 도움을 얻어 찾아간 극단에서는 다른 배우가 가면을 쓰고 준비하고 있었고, 리쟈밍은 사생아가 있다며 자신을 놀린 사람을 소품 칼로 찔러 교도소에 들어가 있었다. 링고와 자스민은 교도소에서의 촬영에 난색을 표하며 다른 사람의 공연을 추천하지만, 곧 아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한 진심 어린 호소는 국적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하게 되고 결국 허가를 얻어내게 된다. 교도소의 전폭적인 지지로 쉬울 것만 같았던 촬영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공연을 거부하는 리쟈밍으로 인해 또다시 무산되고 만다. 결국 다카타는 아들 켄이치가 그토록 원했던 ‘천리주단기’의 촬영을 위해 산골 석촌에 살고 있는 리쟈밍의 아들 양양을 찾아서 데려오기로 결심하는데...
Special Features
- Making of Riding Alone for Thousands of Miles : , 등으로 이미 세계적인 감독으로 성공을 거둔 장이모우 감독. 그가 마음 한 구석에 두고 그토록 만들고 싶어하던 영화 의 제작 에피소드. 대부분의 촬영 장소인 중국에서는 다카쿠라 켄을 제외하고는 전문 배우가 없을 정도로 이후 인종과 언어를 초월한 인간의 정서를 최우선으로 차용하고 있다.
제작 노트
장이모우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의 영웅 다카쿠라 켄을 만나다!
장이모우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영화적으로 존경해 왔던 배우 다카쿠라 켄과의 작업을 항상 꿈꿔 왔다고 한다. 1970년대 중국에 전해진 수많은 일본 영화 중 다카쿠라 켄의 작품들은 그 당시 장이모우 감독에게 커다란 감동을 가져다 주었고 단순한 영화이기 이전에 그에겐 성전이자 교과서와 같은 의미였다.
"나와 동료들에게 있어 다카쿠라 켄은 영웅이었고, 남성적인 강인함과 힘의 상징으로 통했다. 내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착을 가지게 된 것도 모두 그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당시의 많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그를 닮고 싶어했다."고 장이모우는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항상 커다란 존재감으로 자리했던 자신의 영웅과 훗날 대면하게 된 장이모우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꼭 한번 출연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고 다카쿠라 켄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영화 <천리주단기>의 긴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내 영화에 출연해 줄 것을 부탁했을 때 행여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가슴 졸였던 그 기억이 가끔 생각나곤 한다. 나의 인생에 영원히 자리 할 배우와 작품을 함께 할 수 있게 된 그 순간을 난 나의 꿈이 기적처럼 이뤄졌던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며 장이모우 감독은 다카쿠라 켄과의 첫 만남을 회상한다.
10여명의 작가와 시나리오 완성에만 꼬박 4년을 투자한 작지만 거대한 스토리의 시작!
장이모우 감독은 다카쿠라 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다카쿠라 켄에게 가장 어울릴만한 영화적 소재를 고민한다. 먼저 일본과 중국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 했고, 서로 다른 감성에 공감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필요했다. 무려 10명이 넘는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던 장이모우 감독은 지난 역사의 흐름 속에 잠재해 왔던 두 나라의 아픈 과거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정치적, 군사적 문제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일본과 중국의 평범한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긍정적인 차원에서 동일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어떤 정치적인 문제나 지난 과거의 문제들을 영화 속에서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내게 제시한 것은 지난 두 나라 사이의 아픈 과거와 현실의 모순에 대한 아이디어가 대부분이었다."고 장이모우 감독은 털어 놓는다.
그러던 중 <영웅>과 <연인>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바 있으며, 장이모우 감독과는 오랫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온 작가 조우 징자이가 중국의 고전 '삼국지' 중에서 관우가 조조에게 생포되었다가 유비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신이 한나라의 조조를 위해 싸울 수 없다 하여 조조를 뒤로한 채 유비를 찾아 홀로 떠났던 그의 충정과 의리를 담고 있는 에피소드인 '천리주단기'를 장이모우 감독에게 소개하면서 이를 모티브로 한 간단한 줄거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마음에 들었던 장이모우 감독은 작가 조우 징자이와 함께 시나리오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영화라는 언어로 소통된 중국과 일본의 합작 프로젝트!
영화 <천리주단기>의 촬영을 위해 장이모우 감독은 일본의 촬영 현장 진행 방식에 대해 다카쿠라 켄과 특별히 많은 사전 상의를 했다고 한다. 특히 일본 현지 로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한 작품인 만큼 많은 스탭들의 이동에 따른 비용 문제 및 현지 스탭과의 언어 소통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었던 것. 이에 대해 다카쿠라 켄은 장이모우 감독에게 단순하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제안을 하게 된다. 이는 다름 아닌 일본 현지에서의 모든 촬영과 관련된 프로세스를 일본 현지 스탭에게 맡기자는 것으로 이를 위해 영화 <철도원>과 <호타루> 등의 연출로 유명한 후루하타 야스오를 소개한다. 그는 이미 다카쿠라 켄과 오랜 세월 동안 17여 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노장 감독으로 그 동안 그가 보여줬던 연출력은 이미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었다. 장이모우는 후루하타 감독이라면 자신의 기획 의도와 연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영화 <천리주단기>에 대한 세부적 상의를 위해 일본 현지에서 그를 만나게 된다.
영화를 완성시킨 또 하나의 스탭, 운난성(雲南省) 리장(麗江)!
영화 <천리주단기>는 중국의 운난성(雲南省)에 위치한 리장(麗江)이란 곳을 무대로 촬영되었다. 장이모우 감독이 영화 <천리주단기>의 배경을 이곳으로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그 아름다운 배경과 분위기는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치장해 주기에 충분하다. 옛스러움을 간직한 한옥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곳은 돌바닥으로 연결된 골목들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고, 곳곳엔 운치 있는 작은 운하들이 흐르고 있는데 북쪽으로는 중국의 명산 가운데 하나인 위롱쉐산(玉容雪山)이 올려다 보이는 놀라운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천혜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비롯한 많은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된 바 있으며, 1997년 12월에는 유네스코가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는데 이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당시 국가 주석이었던 장쩌민은 자필 축하 휘호를 이곳 입구에 게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운난성의 리장은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영화 <천리주단기>의 이미지를 가장 잘 전달할만한 최적의 장소였다.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동안 우리는 자주 이곳을 찾았고 여러 가지 영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리장은 내가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나에게 커다란 힘을 되어 주었던 또 하나의 스탭이었던 셈이다."라며 장이모우 감독은 로케이션이 작품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투박하고 서툴지만 진솔함이 베어 있는 연기자들...
<붉은 수수밭>과 <책상 서랍 속의 동화>에 이어 현지 주민들을 다시 캐스팅 하다!
장이모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지난 작품들인 <붉은 수수밭>이나 <책상 서랍 속의 동화>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지 주민들을 배우로 기용해 영화를 완성시켰다. 투박하고 서툴지만 진솔함이 베어 있는 이들의 연기가 영화 <천리주단기>에는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는데, 때묻지 않은 사투리로 표현된 현지 주민들의 자연스런 대사들은 상당부분 의도하지 않은 채 촬영되었다. 이는 아들의 소원을 위해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여행 속에 베어있는 진지한 부성애가 현지 주민들의 진솔한 모습들과 어우러져 보다 진한 감동의 깊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장이모우 감독과 다카쿠라 켄의 의도이기도 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다!
어린 양양과 함께 길을 잃게 된 다카타 고우이치는 언어 소통도 되지 않는 어린아이의 뒤를 쫓아 걷는다. 아무런 말도 없이 걷기만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장이모우 감독은 오랜 시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의사 소통의 방법을 그들은 몰랐던 것이다. 손자 뻘 즈음 되는 아이를 통해 그는 대화만이 의사 소통의 방법이 아님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낯선 이국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어린 아이를 가슴에 품은 그는 '과연 내가 나의 아들을 가슴으로부터 품은 적이 있었던가?'라고 자문한다. 때늦은 후회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조차 변하지 않을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장이모우 감독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만큼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난 부모의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영화 <천리주단기>에서 나는 그런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 나의 부모님으로부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란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아들로서 최선을 다하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나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셨고, 어려울 때마다 항상 나에게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의 임종 순간에도 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자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이상하리만큼 그 특별한 사랑은 여전히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단절된 소통의 끝에서 희망을 이야기 하다!
중국에서 80%, 일본에서 20% 가량이 촬영되어 완성된 영화 <천리주단기>는 아들의 생애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홀로 중국의 운난성을 찾아 떠난 한 아버지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낯선 이국 땅에서 느껴야 하는 고독감과 국적이 다른 민족과의 소통 단절에서 오는 고립감이 영화 곳곳에 베어있다. 통역 없이는 그 어떤 의사표현도 하기 어려운 일본인 남자는 낯선 중국 땅에서 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기만 하다. 그를 안내하는 현지 가이드는 그런 그의 사정을 모른 채 여타 관광객과 별반 다르지 않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의 부성애가 느껴질수록 중국인들은 그에게 동화되어 간다. 언어적, 문화적 장벽은 허물어지고 통일된 감정 속에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기 시작한다.
영화 <천리주단기>는 중국과 일본의 화해를 위해 기획된 영화가 아니라고 장이모우 감독은 단언한다. "그 주체가 중국과 일본이라는 것일 뿐 두 나라에 국한된 과거사 문제나 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화해를 이야기 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부성애에 대한 정서는 중국과 일본인 이외에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은 분명 나의 생각과 공감하리라 믿는다. 이는 일본인을 위한 이야기도 중국인을 위한 이야기도 아닌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에 관한 이야기로 이해할 것이라고 난 믿고 있다." 그가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천리주단기>는 민족과 언어가 다른 이유에서 오는 소통의 단절 속에서도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우리는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책상 서랍 속 동화>와 같은 향토색 짙은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가 다시 태어나다!
한동안 장이모우 감독은 스크린을 화려한 스케일의 영상으로 물들였었다. 2000년 이전에 주로 만들었던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작품들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에서 거장의 변화라는 기사들을 우리는 접할 수 있었고, 평생 고민하고 만들어내던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영웅>과 <연인>은 상업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 절하되기도 하였다.
다시 돌아온 <천리주단기>에서 장이모우 감독의 주제 의식은 이전보다 짙어졌다. "이 영화는 희망에 관한 영화이지 절망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소통의 단절에서 오는 상실감을 너무 무겁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한 장이모우 감독은 다카타 부자의 화해와 사랑을 다루는 큰 줄거리 안에 또 다른 부자인 리쟈밍과 양양의 이야기와 아들인 켄이치에게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한 여정에 동무가 되어주는 중국인 현지 가이드 링고와 쟈스민의 에피소드를 버무려 보다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자신의 밥벌이를 하기에도 바쁜 쟈스민은 다카타를 위해 전화로 일일이 통역을 해주고, 순박한 리쟈밍은 다카타의 눈물겨운 사연을 듣고 한 푼의 돈도 받지 않고 석촌으로 가는 여정에 동행하여 귀여운 소동을 만들어내는 모습,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아들을 그리워하는 리쟈밍과 천진하게 호루라기를 불며 떠나는 다카타를 배웅하며 차를 따라 달리는 꼬마 양양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입은 미소 짓고 있지만 눈에서는 눈물을 떨구게 만든다. 이렇듯 영화 <천리주단기>는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 특별히 기획된 영화임에도 영화 속에서 빛나는 순박한 조연들의 연기와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이야기로 인해 소소한 일상의 웃음과 감동이 더 잘 묻어나 우리에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INTERVIEW WITH DIRECTOR
Q. 이 작품은 완성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가 있었나?
이 영화는 중국과 일본이 함께 제작한 합작영화이다.
처음부터 합작영화를 생각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주연을 맡은 다카쿠라 켄이 이에 대한 세부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의 도움이 컸다. 특히 다카쿠라 켄이란 배우가 중국인으로 설정되는 것이 싫었고 그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 주었던 그만의 연기적 감정들을 고스란히 살려내기 위해서는 일본인으로 등장해야만 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영화 속에 담아내기 위한 시나리오 작업이 쉽지 않았다.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한 남자의 감정과 스타일 등을 중국인이 단숨에 표현해 낸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러한 작업들에 신중을 기했고 많은 자문을 구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Q. 다카쿠라 켄의 출연은 당신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다.
왜 그와의 작업을 그토록 원했으며, 그는 어떤 사람인가?
다카쿠라 켄에 대한 나의 감정은 특별하다.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이전부터 그를 존경해 왔고 나와 동료들에게 있어 그는 영웅이었고, 남성적인 강인함과 힘의 상징으로 통했다. 내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착을 가지게 된 것도 모두 그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당시의 많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그를 닮고 싶어했다. 그런 그와 영화 한 편을 함께 찍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부탁했고 그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여 주었다.
그는 촬영장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스탭들에게 항상 친절하고 예의가 바른 사람으로 통했다. 2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일본의 대배우임에도 그는 겸손했고 기다릴 줄 아는 그런 배우였다. 나의 기대가 단 한번도 어긋나지 않았을 만큼 그는 완벽했다.
Q. 일각에서는 당신의 영화 <천리주단기>를 두고 '아트하우스' 영화로 복귀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복귀(return)란 표현이 조금은 거북하다. 내가 얼마 전까지 커다란 제작비를 투입해 찍은 두 편의 영화 <영웅>과 <연인>때문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은데, 사실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상업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단지 우리에게 허락된 여건이 많은 돈을 제작비로 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왔다고 생각한다.
영화 <천리주단기> 역시 작은 제작비를 가지고 특별히 기획된 영화였고 그러한 기획 의도에 맞추어 제작된 드라마라고 이해해 주기 바란다.
Q. 영화 <천리주단기>에는 곳곳에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 코미디 영화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는가?
나의 지난 몇몇 영화들에 코믹한 장면들이 등장했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와 <키프 쿨>이 그랬다. 이번에도 몇몇 장면들에선 웃음이 난다고 하더라. 하지만 특별한 의도보다는 소통의 단절에서 오는 상실감을 너무 무겁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이 영화는 희망에 관한 영화이지 절망에 관한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성치식 코미디 장르에는 도전할 자신이 없다. 내가 주성치보다 코미디 장르를 더 잘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Q. 당신의 영화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3차례나 오른 적이 있다.
감독상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절대 없다. 아카데미상은 할리우드 영화에게 주어지는 상이고, 내 영화들은 모두 외국어 영화 부문에 후보로 올랐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이방인 감독일 뿐이며, 아카데미상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찍는 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Q. 당신은 신인 배우를 많이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가능하면 신인 배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고,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신인 배우들에겐 신선한 이미지가 커다란 장점이다. 관객들은 그들로 인해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장점을 살려내 영화 속 캐릭터에 녹여내는 일은 분명 감독의 몫이다. 이러한 수고와 노력이 없다면 신인배우들과 작업에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신인 배우들의 발굴은 영화 산업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고, 다른 감독들에게도 바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Q. 최근 중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젊은 감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최근 중국의 젊은 감독들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개성이 뚜렷하며 창조적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겨야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것이 전부인 듯 비춰져 아쉽다. 영화라는 문화가 중국의 주류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들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론가들의 비평에 대해선 관대하지만 대중의 시선을 무시하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상업적 영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문화적으로 다양성이 필요한 시기지만 젊은 감독들의 도전은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한국의 영화 산업을 보라.
한국 영화산업은 <쉬리>라는 영화 한 편으로 커다란 상업적 변혁을 이루어 냈다. 그 중심에는 문화적 다양성을 영화 속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젊은 감독들이 있었다. 중국 역시 그런 한국 젊은 감독들의 도전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에는 여전히 이론과 격식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높은 예술성만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고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문화적 폐쇄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중국 영화 산업의 다양성을 위해 젊은 감독들이 나설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예술성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중국 영화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젊은 감독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