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고문 정원 [Torture Garden]    

감독 : 프레디 프란시스

Edgar Allan Poe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영화속에 네 편의 무서운 이야기가 담긴 구조..

마을축제에서 Dr. Diabolo의 Torture Garden에 들어선 사람들..그저 허접한 고문이나 시체들을 보여주겠거니 했더니 디아블로는 5파운드를 더 내면 무시시한 공포를 보게해 주겠단다..이에 5명이 돈을 내고 들어서는데..닥터 디아블로는 그저 돈은 태워버리고 다섯 명에게 무시무시한 경험을 안긴다..

안에는 운명의 여신(God of Destiny)인 Atropos의 밀랍인형이 놓여있고 가위로 실타래를 자르는 듯한 포즈..그 앞에 서면 사람들은 가상의 공포가 아니라 진짜 공포를 접할 수 있단다..그것은 memory of future(미래의 기억)일 수도 있다..

첫번째 손님은 Colin Williams..그저 백수인데 죽어가는 삼촌에게 약을 주지 않고 숨겨둔 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다가 삼촌이 죽는다..이제 텅빈 삼촌의 집을 뒤지는데 지하실을 파보니 관이 등장하고 그 안에서 고양이가 튀어나온다..이윽고 고양이는 콜린에게 살인을 요구하며 댓가로 금화를 주려하고..콜린은 억제하지 못하고 연이어 살인을 저지르고 고양이는 시체의 머리를 먹는다..이윽고 콜린은 체포되지만 괴로워하며 죽어가고 고양이는 경찰서에서 밤을 새던 경찰관에게 미소를 보낸다..

어릴 때 멋모르고 E.A. Poe의 소설을 읽었다가 몇날밤동안 무서웠던 적이 있다..포우의 죽음과 공포에 대한 깊이를 알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그로테스크하면서 매혹적인 세계임에는 분명한데..이 작품은 이렇듯 포우의 세계를 그려낸 듯한 느낌..암튼 포우때문에 어릴 때 고양이가 무서웠다..
콜린은 자신의 사악한 미래를 본 것인데 이것은 경고일 수도 또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걸어가야할 길일 수도 있다..

두번째 손님은 배우 지망생인 미국인 Carla Hayes..
칼라는 룸메이트를 속여 자신이 대신 영화제작자와 데이트에 나간다..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대스타 Bruce Benton의 도움으로 캐스팅도 되고 점점 브루스에게 다가가는데..브루스는 30년 이상 대스타..몸관리를 한다며 거의 먹지도 않는다..
어느날..갱들에게 끌려가던 브루스는 머리에 총을 맞아 죽는데..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브루스..칼라는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눈치채고 따지다가 브루스의 뺨을 벗기는데 속이 쇳덩이다..이렇듯 대스타와 막강한 소수의 제작자들은 로보트가 되어있는 것..스스로 living doll이라 부른다..그러기에 먹지도 마시지도 사랑을 하지도 못하면서 젊음을 유지하고 영화계를 지배하는 것..이제 비밀을 알게된 칼라도 죽이는 대신 똑같이 살아있는 인형이 된다..
성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칼라가 그렇게 된 그러나 이제 인간이 아닌 미래..

세번째 손님은 Dorothy Endicott..
도로시는 취재차 유명한 피아니스트 Winston을 취재하다가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윈스턴이 치는 피아노는 왠지 이상한데..사랑에 빠져 연습을 게을리하는 윈스톤에게 압박을 가한다며 두려워하고..도로시는 이를 믿지 않고 둘이 함께 여행을 떠나자 하지만 드디어 피아노는 도로시를 공격하여 창에서 떨어뜨려 죽인다..도로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와 사랑에 빠지고픈 허영심의 희생양인지도..사랑조차 탐욕의 대상이다..

네번째 손님은 Ronald Wyatt..그는 E.A.Poe의 열광적인 애호가..
역시 포우의 애호가인 Lancelot Canning의 저택을 방문해 그의 소장품들을 구경하는데..포우의 소설과 시의 초판에 열광하는 모습..이런 희열은 컬렉터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보통의 사람들에겐 아무 의미없는 것이 소수의 콜렉터에겐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한편 로널드는 근래에 쓴 포우의 원고가 있음에 놀라는데..랜슬럿은 포우의 무덤을 파서 그를 다시 살려놓은 것..살아난 포우가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이에 로널드는 랜슬럿을 죽이고 포우 앞에 서는데..포우는 죽지 못하는 자신의 삶에 지쳐 죽여달라하고 로널드는 포우의 죽음에 대한 문학적 능력을 댓가로 포우를 불살라 버린다..그러나 악마와 거래하여 영생을 얻은 자를 죽인 자는 다시금 악마의 저주에 빠진다고..
로널드역에 Jack Palance..참 멋진 배우였다..
이제 손님들은 5파운드로 무서운 여행을 한 것이다..이것이 환상이든 최면이든 아니면 닥터 디아블로의 말처럼 미래의 기억이든..그것은 미래에 대한 경고일 수도 또는 악마의 유혹일 수도 있다..
이윽고 손님들은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닥터 디아블로..그는 정말 악마다..그리고 구석에 남아있던 로널드..그는 이미 악마와 거래를 했고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상당히 재미있다..금전에 대한 욕심..스타가 되고픈 욕심..배우자에 대한 욕심(사랑)..그리고 자기만의 세상에서 무언가 갈구하는 바에 대한 욕심..그런 것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악마와 계약을 맺도록 이끄는지도..
로널드의 악마와의 계약이 가장 끌린다..나도 내가 지향하는 세상을 위해 악마와 계약을 맺을 것 같다..그것이 후회롭지는 않을 듯..하루만이라도 내가 갈망하는 인물이 되고픈 욕심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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